TRIP ABROAD

오사카로 떠나는 온천 료칸 여행


겹겹이 여민 옷깃 사이로 무심히 파고드는 냉기. 마음까지 고드름처럼 꽁꽁 얼어버릴 듯한 요즈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푸근한 온천이 간절하다.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쌓여 전통이란 이름이 덧입혀진 유서 깊은 료칸에 앉아 정갈한 가이세키 요리와 함께 따끈한 정종 한 잔으로 몸을 덥히고, 온기 가득한 온천에 몸을 담근 채 어스름 저녁 기운에 취하노라면 묵직하게 온몸을 옥죄던 겨울의 기운이 물러가고 아늑한 평화가 찾아든다.

글, 사진. 유재우 <클로즈업 오사카>, <도쿄 100배 즐기기> 저자


일본 여행의 정수 온천 료칸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세계의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이 바로 일본의 료칸이다. 일본 역사와 궤를 같이할 만큼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데, 현존하는 료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은 무려1,300년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료칸 체험이 선사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일본어로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고 하는 극진한 대접이다. 료칸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단아한 기모노 차림의 종업원들이 제공하는 세심한 배려의 서비스는 황송하리만치 안락한 시간을 약속한다. 오모테나시의 정점을 찍는 것은 장인의 솜씨를 혀끝으로 체험하는 가이세키(?石) 요리다.‘눈으로 먹는다’는 표현에 걸맞은 아름다운 상차림의 요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라 해도과언이 아닌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그 지역, 그 료칸만의 요리를 내놓기에 더욱 각별하다.숙박비는 지역ㆍ시설ㆍ시즌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1박 1인당 15∼30만 원 수준의 료칸을고르면 적당하다. 예약 시 눈여겨볼 것은 료칸에딸린 온천의 규모와 특성, 그리고 제공되는 요리의 종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음식과 온천이 료칸 여행의 즐거움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때문. 객실은 일본식 다다미방인 와시츠(和室)가 일반적이지만, 다다미방에 별도의 침대가 설치된 와요시츠(和洋室)가 이용 가능한 곳도 있으니 취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좌)개성 있는 온천 시설을 갖춘 료칸, (우)일본식 다다미방인 와시츠



맛의 천국 오사카

여행의 첫발을 떼는 곳은 식도락의 도시 오사카(大阪)다. 도쿄의 뒤를 이어 일본 제2의 도시로 통하는 오사카는 바다를 끼고 있어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하며, 예부터 해운과 상업의 발달로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식재료가 공급된 까닭에 자연스럽게 미식의 도시로 발전했다. 구이다오레(食い倒れ), 즉 ‘오사카 사람은 먹다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식에 집착하는 그들만의 특성은 맛의 거리 도톤보리(道頓堀)에서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드넓은 대로 양옆에는 라면ㆍ다코야키ㆍ오코노미야키 등 군것질거리는 물론, 최고급 요리인 복어와 대게까지 온갖 먹거리를 취급하는 식당이 가득하며 밤늦도록 행인의 발길이 잦아들 줄 모른다. 이곳을 중심으로 풍성한 볼거리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놓치기 힘든 매력인데, 오사카의 상징으로 유명한 마라톤 주자의 네온사인 앞에서는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앞으로는 100년 전통의 쇼핑가 신사이바시스지(心?橋筋)가 이어진다. 600m 길이의 상점가 전체에 지붕이 덮인 아케이드 상점가라 날씨에 상관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최신 유행의 패션ㆍ잡화숍이 모여 있어 1년 365일 인파가 끊이지 않는다. 물론 도톤보리와 마찬가지로 이 주변에도 내로라하는 맛집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오사카의 옛 모습이 궁금하면 오사카 성(大阪城)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1583년부터 15년에 걸쳐 지어진 이 성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와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야욕이 가득 서린 성엔 이 도시의 흥망성쇠가 기록된 유적이 곳곳에 남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한다. 여유가 되면 70∼8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신세카이(新世界) 상점가와 조선 통신사의 흔적이 남겨진 천년고찰 시텐노지(四天王寺), 60만 재일교포의 애환이 서린 츠루하시(鶴橋) 코리아타운에 들러 색다른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alt
불야성을 이루는 식도락의 거리 도톤보리

활력 넘치는 오사카의 식당

일본 요리의 대명사인 신선한 초밥


소박한 온천 마을 아리마온센

오사카에서 전철 또는 버스로 1시간이면 찾아갈 수 있는 아리마온센(有馬?泉)은 화산 활동의 부산물인 풍부한 수량의 온천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전설에 의하면 대지의 신이 나라를 세울 땅을 찾아 일본 전역을 떠돌던 중 하얀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곳에 온천을 만든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오사카 성에 머물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온천 치료차 이곳을 즐겨 찾았으며, 17세기에는 일본 유수의 온천지로 명성을 떨치며 수많은 온천 료칸이 세워졌다.아리마온센은 불과 한두 시간이면 마을 전체를 돌아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작다. 온천수로 만든 명물 먹거리 아리마 사이다와 탄산센베(炭酸煎?)를 양손에 들고 느긋하게 산책에 나서보자. 마을의 중심지인 유모토자카(湯本坂)에는 좁은 골목을 따라 옛 목조건물이 나란히 늘어선 정감 어린 풍경이 이어져 여행의 정취를 더해준다. 거리를 걷다보면 곳곳에서 뜨거운 열기를 품은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도 이채롭다. 아리마온센에서는 킨센(金泉)과 긴센(銀泉) 두 종류의 온천수가 샘솟는데, 적갈색의 킨센은 철분ㆍ염분을 함유해 수족냉증ㆍ부인병ㆍ피부 미용, 무색투명한 긴센은 탄산을 함유해 류머티스ㆍ신경통ㆍ피부병ㆍ근육통에 효험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을 듯!


예스러운 정취의 아라시야마

오사카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아라시야마(嵐山)는 야트막한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다. 맑은 물이 가득한 호즈 강(保津川)을 따라 점점이 놓인 전통 료칸은 이러한 풍광을 마음껏 즐기게 해준다. 거리를 걷다보면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고색창연한 사찰들이 차례로 나타나며 예스러운 정취를 더하는 것도 매력이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찰 텐류지(天龍寺)다. 1255년에 창건된 이곳에는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통 일본식 정원이 있는데, 복도를 따라 걸으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한발 안쪽으로 들어서면 바람의 흐름에 따라 청량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호젓한 휴식의 시간을 가지게 한다. 옛 복장을 한 인력거꾼이 은빛 바퀴의 인력거를 끌고 거리를 분주히 누비는 모습도 예스러운 아라시야마의 풍경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화려한 기모노를 빌려 입고 거리를 거닐며 이 마을의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된다.



alt
거대한 천연동굴을 이용해서 만든 노천온천, 망귀동



온천과 대게의 마을 기노사키
오사카에서 특급열차로 2시간 20분을 달리면 1,400년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온천의 고장 기노사키(城崎)가 나타난다. 수로를 따라 가지런히 늘어선 버드나무 가로수가 물가에 가지를 드리운 고즈넉한 풍경은 일상에 지친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마을은 손바닥 만하다는 표현이 꼭 들어맞을 만큼 작아 쉬엄쉬엄 산책하는 기분으로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질 무렵이면 일본식 욕의인 유카타(浴衣) 차림의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마을을 돌아다니며 온천 순례를 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소토유메구리(外湯めぐり), 즉 온천 순례는 기노사키의 유명 온천 일곱 곳에 차례로 몸을 담그는 것인데, 온천마다 스타일과 분위기가 달라 온천욕의 즐거움을 한층 더해준다. 저녁 식사로는 기노사키의 명물인 게 요리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일본 굴지의 게 산지답게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면 살이 꽉 찬 대게의 달콤한 속살이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한다.





altalt


푸른 바다의 온천 마을 나치카츠우라

오사카에서 특급열차로 3시간 30분이 걸리는 나치카츠우라(那智勝浦)는 높이 15m, 길이 50m의 천연동굴을 노천온천으로 꾸민 망귀동(忘?洞)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누린다. 이름 그대로 ‘돌아가는(歸) 것도 잊을(忘)’ 만큼 박력 넘치는 온천인데, 코앞으로 밀려드는 거친 파도와 웅장한 파도 소리가 여타 온천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온천과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마노나치타이샤(熊野那智大社) 등의 유서 깊은 신사와 사찰이다. 구마노나치타이샤의 입구인 다이몬자카(大門坂)에는 수령 800년의 삼나무 거목이 가파른 언덕을 따라 긴 터널을 이룬 신비로운 풍경이 이어지며, 8세기의 순례자 복장을 하고 옛길을 걷는 흥미로운 체험도 가능하다. 산 중턱에 위치한 경내에서는 하얀 물줄기가 실타래처럼 쏟아져 내리는 높이 133m의 나치 폭포와 나치산세이간토지(那智山?岸渡寺)의 삼층탑이 한데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여행의 재미를 더하려면 오사카 또는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보자. 나치카츠우라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멋진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더구나 코발트 빛 바다를 향해 드넓은 사암지대가 펼쳐진 센죠지키(千?敷), 해안 절벽이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한 산단베키(三段壁), 눈이 시리게 새하얀 모래사장이 끝없이 이어진 시라라하마(白良浜) 해변 등이 위치한 온천 마을 시라하마(白浜)를 덤으로 돌아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input image

김포·김해·제주·대구국제공항에서 오사카·간사이로출발하는 항공편이 있다.

김포국제공항 → 오사카/간사이

제주항공 : 매일 08:20, 14:00

대한항공 : 매일 08:50, 16:55

아시아나항공 : 매일 08:30, 17:45

김해국제공항 → 오사카/간사이
진에어 : 월,화 07:30 / 수,금,토 07:35 / 일 07:15 / 목 11:05 / 토,일 17:00 / 월,화,수,목,금 1:735
제주항공 : 매일 08:30 / 화,목,금,토,일 17:00 / 월,수 1:705

에어부산 : 매일 11:15 / 월 08:30 / 화,수,목,금,토,일 08:45 / 월,화,수,목,토,일 16:30 / 금 16:35
대한항공  : 매일 09:00, 17:10
티웨이항공 : 매일 09:05
이스타항공 : 월,수,목,금,토,일 12:30 / 화 12:35
피치항공 : 매일 16:00

제주국제공항 → 오사카/간사이
티웨이항공 : 월,일 16:30 / 화,수,목,금,토 17:10
대한항공 : 월,수,금,토 19:00

대구국제공항 → 오사카/간사이
티웨이항공 : 월,금,일 15:15 / 수 07:55
에어부산 : 매일 10:20, 15:15


shared kakaostory shared facebook shared twitter
별점주기
  • score 1 Star
  • score 2 Star
  • score 3 Star
  • score 4 Star
  • score 5 Star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