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n Airport

그렇게 기다리던
가을 야구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낙엽, 감상, 추억, 추수 등 많은 것 중에 ‘야구’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2019년 3월 22일부터 시작된 팀 당 144경기, 이 긴 시간은 가을야구를 위해서였다.


 

가을 야구가 뭐길래

겨우내 우리나라보다 좀 더 기후가 따뜻한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부상을 감수하면서까지 공 하나를 잡기 위해 몸을 날리는 선수들이 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을 위해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며 울고 웃고 화내는 팬들이 있다. 이들이 이렇게 열광하며 보낸 시간들은 다 이 때를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나라 프로야구에는 모두 10개의 팀이 있다. 팀 당 144경기를 다 끝낸 시점에서 1위부터 5위까지만 이 ‘가을 야구’라고 부르는 포스트 시즌에 초대된다. 기상 악화로 하지 못한 경기들까지 감안해도 9월 말에는 리그의 총 1,440경기가 끝나고 가을 야구를 하는 팀과 못하는 팀이 결정된다.
사실상 ‘결승전 진출’의 느낌 때문일까? 초봄에 꽃샘추위로 담요를 뒤집어쓰고 응원석에 앉아 야구를 보면서도 “올해는 가을에 야구하자!”고 외치는가 하면, 비록 포스트 시즌 진출은 실패했지만 올림픽 등으로 일정이 지연되어 10월에 잔여 경기를 치를 때 ‘우째도(어쨌든) 가을에 야구하네!’ 같은 현수막을 걸고 응원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예전 가을 야구는 1위부터 4위 팀까지만 할 수 있었지만 10개 구단 체재가 되며 5위 팀은 ‘와일드카드’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는데, 가을이 가까워질수록 와일드카드를 잡기 위해 여러 팀이 분전하는 모습도 커다란 재미를 준다. 포스트 시즌은 토너먼트 형식이라 4위와 5위의 경기에서 이긴 팀이 3위 팀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그 경기의 승자가 2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한다. 1위 팀은 플레이오프 승리팀과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이론만 보면 포스트 시즌 경기를 많이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팀 불리할 것 같지만 3~4위 팀이 1위 팀을 이기고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경우도 분명 있었다. 사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이라는 것이 야구팬들의 이론 아닌 이론이다.

 

그래도 우리의 공놀이는 지속된다

야구를 잘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는 글이나 문장을 많이 봤을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도 야구선수이자 감독이었던 요기 베라의 말이다. 실제로 야구를 보고 있노라면 10:5로 지고 있어도 경기 끝나기 직전인 9회에 동점을 만들어 끝내 역전을 해서 이기는 경기도 있으니,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홈에서 타구를 치고 나가면 1, 2, 3루를 돌아 다시 홈으로 돌아오는 것도, 꼴찌 팀과 1위 팀이 만나도 경기가 예상대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도 인생을 닮았다는 이들이 있다.
최근에 듣고 가슴을 친 말이 있다.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R.A.디키라는 투수가 남긴 명언이다. 야구는 ‘그때 번트를 댔더라면, 그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그때 선수를 교체했더라면’ 같은 순간의 후회로 점철된 게임이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은 점심 메뉴 선택부터 전공과 직업까지 후회하려면 얼마든지 후회만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공은 던져졌고, 우리는 배트를 휘둘러 치거나 끝까지 쫓아가서 잡아야 한다. 아마도 많은 야구팬이 ‘그깟 공놀이’라며 자조하면서도 야구를 사랑하는 건 이런 매력 때문이 아닐까?
2019년 시즌 144경기를 즐겁게, 때로는 화내면서 치른 결과가 이제 펼쳐진다. 야구장의 열기를,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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