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풀이 항공정보

비행기에도 자동차처럼
번호판이 있나요?


같은 항공사 도색을 하고 있는 비행기라면 비행기들의 생김새는 비슷비슷하다.
같은 기종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연히 이들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주날개나 수직 꼬리날개에 쓰여있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 즉 등록 부호(Aircraft Registration)이다. 비행기의 번호판,
등록 부호에 대해 알아보자.

글. 조훈



민간 비행기는 그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를 상징하는 알파벳 국적 기호와 등록 순서대로 부여되는 숫자 등록 부호를 부여받는다. 쉽게 말해 “등록 부호=국적 기호+등록 기호”이다. 태어나면 부모의 국적과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는 전 세계가 약속한 방법이므로 비행기의 등록 부호를 보면 그 비행기가 어느 나라 비행기인지, 그 나라에서 몇 번째로 등록된 민간 비행기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세계 공통의 등록 부호를 부여받는 민간 비행기는 헬기나 비행선, 활공기(글라이더) 등을 모두 포함한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자. 우리나라 국적의 모든 민간 비행기는 ‘HL’이라는 국적 기호와 4자리 숫자로 이루어진 등록 부호를 가지고 있다. 비행기의 주날개와 꼬리날개 등과 같이 지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식별이 쉬운 부위에 표시하게 되어 있다. HLOOOO이라는 등록 부호를 단 비행기는 세계 어디를 날더라도 ‘대한민국이나 대한민국의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민간 비행기구나!’하고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적 기호를 구성하는 알파벳은 1~2자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미국:N, 일본:JA, 북한:P). 예외적으로 알파벳 4자리까지 부여되는 나라도 있으며(라오스:RDPL), 드물게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쿠웨이트:9K, 르완다:9XR). 등록 부호의 경우 우리나라는 숫자 4자리를 쓰고 있지만, 나라별로 알파벳만 쓰는 경우도 있고,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을 쓰는 나라도 있다.

앞서 설명한 등록 부호 외에도 항공사별 고유 번호(Airline Code)도 있다. 고유 번호는 전 세계 모든 항공사의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각 항공사의 비행기를 구분하기 위해 알파벳 두 자와 세 자리 숫자를 합쳐 고유 번호를 만들기로 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는 등록 부호와 같이 국가 간의 약속이 아니라 항공사 간의 약속이다. 고유 번호는 선착순으로 정하는데, 알파벳 두 자리를 먼저 신청한 항공사가 있다면 다른 항공사는 같은 알파벳의 조합을 선택하지 못한다.

고유 번호는 보통 자신의 항공사 이름을 따서 만든다. 예를 들어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는 앞 자를 따서 AA, 에어 프랑스(Air France)는 AF를 쓴다. 대한항공은 KE, 아시아나항공은 OZ이다. 대한항공(Korean Air)의 경우 KA를 쓰는 게 좋겠지만 홍콩의 드래곤에어(Dragon Air)가 이미 KA를 등록해 쓸 수 없었다. 아시아나항공(Asiana Airlines)도 AA여야 하나 아메리칸항공이 선점하여 쓸 수 없어 현재의 고유 번호를 쓰고 있다. 참고로 제주항공은 7C, 에어부산은 BX, 진에어는 LJ, 티웨이항공는 TW, 이스타항공은 ZE, 에어서울은 RS이다. 고유번호 역시 등록 부호와 마찬가지로 비행기 외부(보통 동체 측면)에 새겨지며, 이는 항공권에도 표시된다.

고유 번호 조합에도 예외는 있다. 전 세계의 항공사들의 수를 모두 합하면 1,000개가 넘는다. 알파벳은 26자이고 각각 두 자의 조합으로 만들면 650종류의 조합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2개의 알파벳만으로는 고유 번호를 지정할 수 없는 항공사들이 생긴다. 그래서 비교적 늦게 설립된 항공사는 숫자 한 자리와 알파벳 한 자리의 조합으로 코드를 부여받는다. 우리나라 항공사로는 제주항공이 유일하게 숫자 한자리와 알파벳 한 자리의 조합인 7C를 쓴다. 그 밖에 캐나다의 퍼스트 에어(First Air)가 7F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훈

항공전문 칼럼니스트.

2007년부터 9년간 <월간항공> 기자로 활동했으며, 한국과학기술전문학교 초빙교수, 공군 F-51 머스탱 복원사업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함께 펴낸 책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비행기 세계사 100》이 있으며, 현재 항공컨설팅법인 <White Swan> 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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