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Abroad

중국 장자제, 가을엔 여행을 떠나요


김해국제공항에서 직항으로 3시간 20분이면 장자제(張家界, 장가계)다. 수없이 많은 이가 찾는 지역이다. 중국에서도 최고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이 된 장자제 외에도 보봉호와 황룡동, 천문산 등이 모두 절경이다. ‘역대 세계 최고 흥행’이라는 찬사에 빛나는 영화 <아바타>에 등장한 이후 더욱 유명해진 덕분인지 전 세계 관광객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단풍으로 물든 가을이 오면 느닷없이 떠나고 싶어진다. 그렇게 마음먹는 순간 이미 장자제로 푹 빠지고 만다.


 

세계자연문화유산, 영화 <아바타>로 탄생하다
장자제와 함께 양자시(양가계), 천자산, 삭계욕을 묶어 무릉원 풍경구라 한다. 이 곳을 3일 동안 둘러볼 수 있는 티켓을 팔만큼 풍성한 경관이다. 3,000여 개의 사암 봉우리가 기기묘묘한 장면을 연출한다. 수 억년 전 자연이 펼쳐놓은 아름다운 기적을 유네스코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해 그 가치를 인정했다. 장자제의 부분집합인 위안자제(袁家界,원가계)에 숨은 <아바타> 절경을 찾아간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326m의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판도라 행성의 할렐루야 산이 곧 남천일주(南天一柱)다. 수직으로 150m에 이르는 돌기둥으로 하늘과 땅을 잇는다는 뜻에서 건곤주(乾坤柱)라고도 불린다. 사암을 뚫고 군데군데 자라난 나무는 절묘하고 신기하다. 혼을 뺄 정도로 화려한 미혼대, 협곡 사이를 이어주는 천하제일교 역시 인상적이다. 한나라의 건국 공신인 장량이 은거한 곳을 부르는 것이 장자제고, 황소 민란의 장수 원씨가 도피한 곳을 위안자제라고 한다. 숨기도 힘들고 찾기는 더욱 불가능한 봉우리는 천자산으로 이동해도 변함이 없다. 셔틀을 타고 산길을 따라가면 헌화하는 선녀, 임금님의 붓도 등장한다. 선녀헌화와 어필봉만 아니라 사방 어디를 봐도 봉우리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연기한다. 천자산 케이블카 하산도 또 다른 장관이다. 봉우리 사이를 헤집고 날아다니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이다. 모노레일을 타면 십리화랑으로 이어진다. 목숨을 관장하는 수성(寿星)의 손님맞이, 약초 캐는 노인, 세 자매, 선녀가 관음보살을 봉공하고 맹호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다. 봉우리마다 동원된 뛰어난 상상력이 영화처럼 펼쳐져 있다. 아래에서 보는 장자제도 명불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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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으로 즐기는 호수와 동굴
화려한 봉우리와 더불어 호수, 동굴도 장자제를 돋보이게 한다. 천지를 뒤덮은 봉우리는 어김없이 보봉호(宝峰湖)를 둘러쌓는다. 짧은 2.5km 호반이지만 최고 수심은 무려 72m에 이른다. 유유자적하며 유람선에 앉아 둘러보지만, 물밑에는 무시무시한 돌기둥이 자리 잡고 있다. 각양각색의 봉우리를 본 후라서 일까, 호반 속 비경도 눈에 어른거린다. 산에서 봐도 물에서 봐도 장자제는 최고다. 종유동굴인 황룡동(黄龙洞) 역시 장자제 필수 코스다. 동굴 광장이 13곳이지만, 가로세로 약 100m에 이르는 천선궁은 종유석의 궁궐이다. 높이가 40m에 이르는 용궁, 조명을 받아 오색찬란한 미궁도 있다. 동굴 하천 따라 유람하는 뱃놀이는 신선놀음이다. 투명한 수면을 느리게 지나치니 수억 년의 흔적이 고스란히 만져질 정도다. 중국 특유의 과장이긴 해도 동굴의 ‘금메달’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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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열린 문, 천문산의 신선 놀음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天门山)을 오른다. 총 길이가 7,455m, 출발부터 도착까지 1,279m의 거리다. 빌딩이 사라지면 멀리 천문산과 마주한다. 초당 6m의 속도, 최대 경사 38도로 오르는 천문산은 가까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전체가 암석 하나로 이뤄진 듯 거산의 풍모다. 그러다가 뻥 뚫린 천문동과 조우한다. 높이 131.5m, 너비 57m의 동굴은 가까이 갈수록 구멍이 커지더니 이내 사라진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후 서쪽 잔도를 걷는다. 까마득한 천 길 낭떠러지로 시선을 돌리면 오금이 저린다. 곧 적응이 되나 싶었는데 귀곡잔도가 이어진다. 게다가 바닥이 유리라 차라리 귀곡산장이 낫지 싶다. 조금씩 잔도에 익숙해지면 멀리 광활한 산세도 지켜볼 여유가 생긴다. 이 맛에 장자제를 오는구나 싶다. 협곡과 협곡을 잇는 고공 철교를 지나면 천문산사가 나타난다. 명산에는 사찰이 잘 어울린다. 고통의 바다를 건너도록 중생을 굽어살피는 관음보살 앞에서 차분히 쉬어 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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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기슭도 잔도의 연속이다. 이제는 숙달된 조교처럼 여유롭게 유리 잔도를 지난다. 굽이굽이 돌고 도는 산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뱀이 똬리를 튼 모습으로 장장 10km에 달하는 도로다. 맞은 편 절벽을 보며 잔도를 따라 걷는 ‘행복한’ 곡예가 끝나면 천문산을 한 바퀴 돈 셈이다. 이제 하산의 시작, 거대한 천문동을 통과한다. 999개의 계단 따라 내려가서 다시 돌아보면 케이블카에서 본 동굴이 맞나 싶을 정도로 거대한 모습에 놀란다. 1999년에 곡예비행으로 동굴을 통과한 기록도 지닌 장자제. 버스에 앉아 아흔 아홉 구비 산길을 휘돌면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인 9(九)는 발음이 같은 구(久)와 왠지 생김새도 비슷하다는 생각에 이른다.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장자제 여행, 가을이 코앞이니 또다시 떠나도 좋으리라.

 

중국 장자제 공항 이용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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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명
중국만 16년, 취재 답사와 여행 인솔로 약 400개 도시를 다니며 중국문화를 배우고 느끼고 살폈다. 기자로 작가로 강사로 여행 인솔자로 살며 오로지 자유롭게 천착한 경험을 바탕으로 <꿈 꾸는 여행, 차이나>, <13억 인과의 대화>, <민,란-중국 민중의 항쟁 기록>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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