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ABROAD

상하이의 잠 못 이루는 밤 


상하이의 밤은 길고 아름답다. 해가 지면 이 도시는 무대에 오르는 연극배우처럼 화려하게 변신한다. 와이탄의 야경은 서막일 뿐이다. 달콤한 칵테일, 애잔한 재즈 선율, 아찔한 서커스와 뒷골목의 낭만까지. 상하이는 결코 당신이 잠들도록 놔두지 않는다.

글, 사진. 도선미 여행작가, <리얼 상하이> 저자


와이탄과 푸둥, 상하이의 두 얼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와이탄(外?)과 푸둥 루자쭈이(?家嘴)는 그 자체로 상하이의 상징이다. 20세기 초의 유럽풍 건축물이 길게 늘어선 와이탄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외계 행성을 보는 듯한 푸둥 루자쭈이. 상반되는 두 가지의 공존과 중첩이야말로 상하이의 진짜 얼굴이다.와이탄은 황푸 강변을 따라 1,500m에 걸쳐 형성된 유럽풍 거리다. 이곳에 들어선 건물들은 20세기 초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각 나라에서 유행하던 건축 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고풍스럽고 웅장한 건물들을 올려다보면 중국이 아니라 유럽 어디쯤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와이탄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두발로 직접 걷는 것이다. 와이탄 북쪽의 와이바이다오다리(外百度?)에서 시작해 와이탄 1호부터 23호까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이 차례로 이어진다. 개와 중국인인 출입금지였던 황푸공원, 거대한 규모의 푸둥 발전은행, 런던의 빅밴을 닮은 시계탑, 옛 기상 신호대 등 강변 산책로를 따라 흥미로운 건물이 많다. 와이탄을 근대 건축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저절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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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와이탄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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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에서는 칵테일 한잔을 꼭 즐겨보자. 특히 '플레어 루프탑(Flair Rooftop)'의 칵테일이 맛있다.



해진 후 시작되는 로맨틱 야경

와이탄과 푸둥의 진짜 모습은 해진 후에 드러난다. 황푸강에는 유유히 크루즈가 오가고, 건물마다 은은한 조명에 감싸인다. 이제 막 무대에 오른 연극배우들 같다. 푸둥 루자쭈이 역시 변신한다. 툭 튀어나온 입 모양을 뜻하는 지명처럼, 루자쭈이의 지형은 강 쪽으로 돌출한 형태라 멀리서 보면 꼭 고립된 섬 같다. 그 위에 세심하게 꽂힌 마천루들은 낮과 밤의 표정이 확연히 다르다. 낮에는 태양 빛을 강렬하게 반사하며 차갑게 반짝이고, 밤이면 저마다의 조명으로 화려하게 춤을 춘다. 무엇보다 대체 세계 어디에 동방명주같이 사랑스러운 건물이 또 있단 말인가.개인적으로는 와이탄의 야경보다 루자쭈이의 야경을 더 좋아한다. 유럽의 고전 건축을 모방하려 애쓴 와이탄 건물들은 다분히 기시감이 들지만, 루자쭈이는 완전히 새롭다.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그녀(Her)>를 좋아한다면, 밤 시간 루자쭈이는 훨씬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동방명주와 슈퍼브랜드 쇼핑몰, IFC몰을 연결하며 길게 이어지는 스지텐차오 육교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매일 출퇴근하며 걷던 바로 그 길이다.


루프탑에서 즐기는 환상의 칵테일

상하이 버킷리스트를 만든다면 1순위로 이름을 올려야 할 것이 바로 루프탑 바다. 아무리 일정이 짧아도 황푸강 야경이 보이는 루프탑 바는 빼놓지 말아야 한다. 상하이의 야경에 대한 진정한 찬사는 루프탑 테라스 바에서, 칵테일 한잔을 앞에 두고서야 시작되니까.와이탄에는 황푸강과 푸둥 전망의 루프탑 바가 여럿 있는데, 그중 북쪽 끝 하얏트 온더 번드 호텔에 위치한 뷰바(VUE Bar)의 전망이 가장 좋다. 왼쪽으로는 푸둥 루자쭈이, 오른쪽으로는 와이탄 유럽 건축 군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사진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찾아간 날이 운 좋게 화요일이라면 해피아워도 이용할 수 있다.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100위안에 음료 두 가지와 미니 버거 등 스낵 한 가지가 포함된다. 와이탄 끝에 위치해 시야가 넓은 ‘차르바(Char Bar)’, 상하이에서 가장 높은 루프탑 바인 ‘플레어 루프탑(Flair Rooftop Bar)’도 추천한다. 58층에 자리한 플레어 루프탑에선 동방명주의 커다란 구슬이 코앞에 보인다. 이곳은 특히 칵테일이 맛있기로 정평이 났다. 보드카 베이스에 체리 시럽, 복숭아, 오렌지 주스를 넣고 잔 위에 솜사탕을 구름처럼 올린 ‘플레어 인더 클라우드’는 단연 상하이 최고의 칵테일이다. 달콤한 맛이 로맨틱한 야경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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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텐챠오에서 본 루자주이 야경. 영화 <그녀>에서 주인공 테오도르가 걷던 길이기도 하다.



좁은 골목에서 즐기는 낭만

상하이의 밤을 이대로 끝내기 아쉽다면 신텐디로 발길을 옮겨보자. 신텐디(新天地)는 원래 상하이의 전통 가옥이 밀집된 골목이었는데 1999년 홍콩의 뤼안그룹(香港瑞安集?)이 이 지역을 50여 개의 레스토랑, 카페, 바가 모인 복합 상업 단지로 조성했다.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전통 가옥인 스쿠먼을 해체했지만 벽돌과 기와는 그대로 보존해 재사용했고, 내부 구조와 설비는 편리한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상하이의 전통 골목과 비슷하면서도 분위기는 유럽풍이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신텐디의 노천카페와 바는 밤 늦게까지 문을 연다.신텐디의 비싼 물가가 부담된다면 가까운 텐즈팡(田子坊)이 대안이 될 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신텐디와 달리 오래된 골목에 숍과 카페가 자연스럽게 들어선 곳이라 좀 더 아늑하고 쾌활한 분위기다. 낮에 가면 화가들의 예술 공방과 기념품 상점, 개성 있는 카페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이 좁고 미로처럼 얽혀 있어 자칫 길을 잃기 쉽지만 그마저도 큰 재미다.새벽 늦게까지도 숙소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문을 여는 골목도 있다. 런민공원 근처의 쇼닝루(??路)는 새벽 2~3시까지도 영업하는 마라롱샤 먹자골목이다. 마라롱샤는 매콤한 마라(麻辣) 양념에 민물 가재 ‘롱샤(??)’를 볶은 요리로서 맥주 안주로 딱이다.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 식당도 보통 늦게까지 성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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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오래된 스쿠먼 골목에 카페와 바가 자연스럽게 들어선 톈즈팡. / (우)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바인 '더 재즈바(The Jazz Bar)'



화려한 서커스, 애잔한 재즈

상하이의 밤을 즐기는 방법은 야경만이 아니다. 특별한 공연이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잡기단의 곡예와 중국 전통 공연의 진수를 보여주는 경극,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공연이 모두 볼만하다. 올드 상하이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하는 라이브 재즈 클럽도 빼놓을 수 없다.중국식 서커스는 피에로가 나와서 동물을 조련하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만화 속 서커스와는 다르다. 보통 아크로바틱쇼라고 표현하는 중국의 ‘잡기(?技)’는 5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전통 공연 예술 장르다. 저글링부터 인간탑, 비단을 몸에 감고 공중을 나는 묘기, 오토바이쇼는 모두 피나는 훈련의 결과다. 상하이잡기단은 1951년 창립돼 현재 중국 전역에서 손꼽히는 극단으로 성장했다. 상하이상청극장(上海商城?院)과 상하이마시청(上海??城) 두 곳에서 공연하는데, 상하이마시청이 시내에선 멀지만 볼거리는 더 화려하다. 상하이에 한국어 자막이 나오는 뮤지컬 공연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JDF윈펑극장(JDF云峰?院)에서 공연하는 <상하이탄(上海?)>은 1930년대 암흑기의 상하이에서 꽃 핀 비극적인 사랑을 다루고 있다. 상하이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할까. 동명의 TV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수준 높은 무대 연출과 지루할 틈 없는 이야기 전개, 배우들의 노래 실력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중국의 창작 뮤지컬 중 최다 공연 기록을 세웠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대사는 물론 노래 가사까지 한국어 자막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중국어를 몰라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즈바를 추천한다. 재즈는 1920년대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어 1930년대부터는 상하이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번안해 부른 라는 유명한 노래도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탄생한 재즈곡이다. 지금도 상하이에는 빅밴드와 여가수가 한 팀이 되어 공연하는 올드 재즈바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와이탄의 하우스 오브 재즈(House of Jazz), 페어몬트 피스 호텔의 더 재즈 바(The Jazz Bar)다. 더 재즈 바는 평균연령 76세의 세계 최고령 재즈밴드가 공연하는 전설적인 곳이다. 그들이 연주하는 느릿한 재즈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하이의 100년 역사가 오롯이 스미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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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상하이의 서커스 공연. 아크로바틱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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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ㆍ김해ㆍ제주ㆍ대구국제공항에서 상하이로 출발하는 항공편이 있다.

[김포국제공항 → 상하이/홍차오]

중국동방항공 매일 12:00대한항공 매일 15:55아시아나항공 매일 16:15상하이항공 매일 20:05

[김해국제공항 → 상하이/푸둥]

대한항공 매일 08:45

아시아나항공 월,수,목,금,일 09:45

중국동방항공 매일 12:3

5상하이항공 매일 17:50

[제주국제공항 → 상하이/푸둥]

길상항공(주네야오항공) 화,목,토 11:30

춘추항공 월,화,수,목,토 12:00, 14:50 /금 15:05 / 일 14:50 /월 ,수,금 22:45

중국동방항공 매일 13:50 / 금,일 15:40

진에어 매일 22:10

[대구국제공항 → 상하이/푸둥]

중국동방항공 월,수,금,일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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