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배려하고 존중하는 삶,

배우 최수종사는 법


지난 4월초 강남의 한 카페에서 최수종 씨를 만났다. 그는 배려와 존중이 몸에 밴 신사였고, 가족을 살뜰히 아끼는 아빠이자 남편이었으며, 배우로서 열정을 잃지 않는 프로였고, 미래를 꿈꾸는 영원한 청년이었다.

글. 편집실 사진. 장승원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을 짧게 소개해 달라.
최근 SBS 예능 <동상이몽2>에 하희라 씨와 출연했다. 또 1년 넘게 KBS 라디오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배우 최수종을 예능에서 보는 게 신선하다. 어떻게 출연을 결심하게 됐나.
처음에는 <동상이몽2> 출연을 거절했다. 예나 지금이나 사는 모습이 똑같아 할 말이 없었던 게 거절 이유였다. 그러다 재차 출연 제의가 와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 부부 빼고는 출연진이 모두 젊은 친구들이라 우리가 해줄 말이 있겠구나 싶었다. 25년 동안 변함없이 서로에게 마음 쓰고 사랑하는 모습이 오히려 젊은 세대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정했고, 주변에서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나도 즐거웠다.


25년 동안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당연히 노력 없이는 안 된다. 감사하게도 우린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고 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 그래서 모자란 부분을 나무라지 않고 서로 채워준다. 결혼은 사랑하는 남녀의 관계를 넘어 집안과 집안의 결합인 만큼, 그 안에서 다양한 문제가 생기고 사소한 일에도 섭섭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감정을 쌓아놓고 표현하지 않으면 서로 오해만 커진다. 우리 부부는 솔직히 얘기하고 서로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하기에 싸울 일이 없다. ‘배려와 존중’이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면, 그 ‘배려와 존중’을 위해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우리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배운다.


자녀들에게도 높임말을 쓴다고 들었다.
아내인 하희라 씨에게 하듯 아이들에게도 “최민서 씨, 최윤서 씨” 하면서 존대를 한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를 앞에 두고 타이르듯 가르치는 것으로 자녀교육을 다한 것처럼 여기기도 하지만, 자식은 부모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아들 민서가 학교에서 존경하는 인물로 나를 꼽았다고 하더라.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무언가 결정할 때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끔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아빠가 고맙고 훌륭하다고 했다. 자식은 소유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또한 하나의 인격체이며, 부모는 이들을 좋은 길로 이끄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아이들에게 물려줄 건 아무 것도 없다. 우리 부부는 장기는 물론 피부, 뼈까지 신체 모든 부분을 기증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본인들의 몫이겠지만, 우리 부부의 모습을 통해 배려하고 존중하는 삶의 가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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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의 좋은 관계를 위해 여행도 많이 다니나.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를 탈 때는 꼭 약 처방을 받아야 하지만 그래도 가족여행은 자주 다니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국내외 관계없이 여행을 많이 다녔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우리나라 공항만 한 곳이 없는 것 같더라. 그때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공항 관계자분들의 많은 노력과 배려를 깨닫는다. 앞으로도 일하는 시간 외에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부부상담 같은 봉사활동도 구상 중이라고.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부족하지만 우리 부부만의 25년 노하우를 주변에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지난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의 지혜를 들려줄 자리가 생긴다면 즐겁게 참여해보고 싶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고, 행동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올해는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가을쯤 홀몸어르신 대상으로 밥차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32년차 배우 최수종에 대해 말해 달라.
혹자는 나를 두고 ‘주인공 인생’이라고 하더라. 틀린 말은 아니다. 데뷔 때부터 줄곧 주인공만 맡아 왔고, 시청률이 좋았던 작품도 꽤 많았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에겐 소위 ‘잘 나갔던 과거’보다 내 삶을 이루는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매 작품마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함으로 임한다. 쉽게 얻은 인기에 휩쓸려 사라져간 동료와 후배들을 많이 봐 온 탓이다. 인기에 취하는 대신 늘 자신을 돌아보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나이를 먹은 지금도 십년 뒤 내 모습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라디오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가 ‘해피FM’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1988년에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진행했을 때는 엽서나 편지를 받아 사연을 읽고 음악을 들려주는 데까지 최소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청취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그날 방송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더 재미있다. 오전 9시부터 방송이 시작되기 때문에 주로 운전을 업으로 삼고계신 분들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분들이 많이 들으신다. 청취자분들이 내 방송을 듣고 고맙고 행복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 말에 나도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해에는 <하늘로 가지 못한 선녀 씨 이야기>라는 작품으로 연극무대에 섰다. 연극은 객석과 함께 호흡하는 매력이 있어 좋았다. 요즘은 드라마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곧 TV를 통해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될 것 같다. 많이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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