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사람을 위한 건축에 도전한다

건축가 유현준


사람이 행복한 건축이란 무엇일까.우리는 늘 어떤 건물 안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정작 건물이 주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새롭게 변모한 김포공항에서 유현준 교수를 만나 사람과 건축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글. 편집실 사진. 방문수




강의 및 강연, 저술 활동, 건축사무소 운영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 문의며 강연 요청이 많아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특히 방송 출연 이후로 강연 요청이 정말 많아져서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고 있다.
건축 설계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니 시너지효과가 생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생각난 것들을 꾸준히 칼럼에 썼더니 이를 모아서 책을 내게 되고, 책을 내니 강연할 일이 생기고, 강연을 하다 보면 새로운 건축 사업을 하게 될 기회가 만들어진다.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2>에서의 활약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얘기를 나눈다는 점이 흥미로워 출연 요청이 들어왔을 때 흔쾌히 승낙했다.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내놓으면서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라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나는 건축업계 종사자들보다는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더 선호한다.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고 알지 못했던 사실들도 배울 수 있다. 그게 내 건축적 영감이 되기도 한다.
<알쓸신잡2>에 출연한 뒤로 무엇보다 방송, 강연, 책 등 대중들과 건축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소통창구가 많아져서 좋다.


인간 유현준의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
나는 늘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마도 자라온 집안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우리 집에는 친할머니와 부모님, 형과 나까지 3대가 같이 살았는데, 할머니와 어머니 사이에 고부갈등이 특히 심했다. 할머니도 나를 사랑하고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지만 세 분이 모이면 항상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어린 나는 그 사이에서 눈치 보는 게 일상이었다. 집안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학교에서 상을 받아오는 일뿐이었다.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모범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부모님은 법대나 의대를 가기 바라셨지만 내가 원하는 길은 아니었다. 건축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모형을 만들면서도 어른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한 집안 환경이 건축 철학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내가 생각하는 좋은 건축이란 ‘사람이 화목한 건축’이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화목하게 지냈으면 했던 어린 시절의 소망이 녹아있다. 건축가로서 한 공간에서 지내는 이들이 좋은 관계를 이루는 건축물을 만드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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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작 《어디서 살 것인가》를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15년에 발간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도시와 우리의 모습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이번에 발간한 《어디서 살 것인가》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래 도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작이 도시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무게중심이 사람으로 옮겨간 점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두 권 다 ‘건축을 통해 사람을 본다’는 데에 궤를 같이 한다. 건축을 보면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사람을 깊이 이해할수록 보다 좋은 건축이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책 1장은 학교 건축에 대한 이야기던데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지난해부터 세종시의 복합커뮤니티단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마스터 아키텍트 자격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6-4생활권에 조성될 혁신학교 설계를 맡고 있다. 성장기 아이들이 12년에 걸쳐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라는 만큼 미래의 학교는 건축적 다양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살 것인가》 1장은 현재 우리나라 학교 건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것이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집과 일터와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간인 만큼, ‘학교를 어떻게 바꾸어야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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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뷰는 특별히 김포공항에서 진행 중 이다. 평소 ‘공항’이란 공간을 어떻게 생각했 는지 궁금하다.
전라남도 해남을 가리켜 땅끝마을이라고 하는데, 나는 공항이야말로 땅끝마을이라고 생각한다. 비행기를 타고 한 나라의 경계를 벗어나는 곳이 바로 공항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공항은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이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항 건축 또한 이러한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포공항은 지난 몇 년간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했다. 새로워진 김포공항에 대한 인상과 건축가적 소견을 들려 달라.
전반적으로 공항의 기능을 높이는 동시에 미학적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절충안을 잘 찾은 것 같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유리로 지은 여객터미널 전면이다. 골조를 최소화 하면서도 풍압력을 잘 견디도록 적절한 공법을 적용했다. 기능과 아름다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아뜨리움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개 조경은 바닥면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큰 화분에 자작나무를 심었다. 또한 그리스 신전처럼 고측창 구조로 햇빛이 위와 옆에서 들어오도록 해 자연채광을 유도했다.
그밖에도 3층 천장에는 벌집 모양의 뼈대를 살리면서도 비상하는 듯한 모양의 구조물을 덧대어 조형미를 살리는 동시에 스프링클러 등을 효과적으로 가린 점 등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으로 <에어포트포커스>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나. 건축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알아갈수록 우리 삶은 훨씬 풍요로워진다. 더 많은 사람이 건축을 통해 더욱 행복해졌으면 한다. 나 또한 건축가로서 사명을 갖고 더 나은 훌륭한 건축으로 찾아가겠다.







EVENT



https://www.facebook.com/airport.korea/videos/1946985038654531/


위 주소를 클릭하면 건축가 유현준 씨가 <에어포트포커스> 독자 여러분께 전하는 메시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 중 3명을 선정해 유현준 건축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신간 <어디서 살 것인가>를 드립니다.


참여 기간: 2018. 7. 31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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