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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경험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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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정선(경기도 광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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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7일, 아이와 단둘이 호주로 떠났다. 나는 다니던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초등학교 1학년도 다 못 마친 아이와 함께 낯설고 먼 호주에서 1년간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내 나이는 마흔이 넘었고, 이렇게 남은 인생도 살다 보면 황망하고 억울할 것 같아 오랜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발목을 잡는 고민이 없었겠느냐마는 시간이 더 흐르면 아예 엄두도 못 낼 것 같았다. ‘살까 말까 고민되는 것은 사지 말고, 갈까 말까 고민되는 건 떠나라’는 한비야 씨의 말이 내게 큰 용기를 주었다. 호주로 떠나기 전 자동차를 무서워하던 내가 운전면허증도 따고 아이와 수영도 배웠다. 그 모든 것들이 큰 목표 앞에선 사소한 도전들이었다.

그렇게 떠난 호주에서의 1년은 내 삶에 있어 가장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그만큼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호주에 가자마자 교장선생님과의 면접을 거쳐 어렵게 사립초등학교 입학허가를 받았다. 영어도 잘 못 하고 1년만 다니다가 떠날 우리 아이의 입학을 허가해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국에서 온 엄마의 열정을 보고 기회를 준 게 아닌가 싶어 교장선생님과 학교에 고마울 따름이다. 호주에서의 생활은 마치 1년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 같았다. 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아서 언제 1년이 지날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나니 매사에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하루를 이렇게 성실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본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였다.

호주에서 돌아온 후에는 아이와 단둘이 유럽여행도 다녀왔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쉬웠다. 도전은 더 큰 도전을 낳고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은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한다. 나이, 환경,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앞으로도 과감히 뛰어들 것이다.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니 말이다. 해보지 않은 것과 해본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으며, 경험은 나 자신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가끔 내 삶이 나태해지거나 힘들게 느껴질 때면 호주의 삶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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