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일상에서
즐거움을 발굴하는
행복한 배우,

이청아


동네 어르신을 살갑게 챙겨드리는 시골 경찰의 얼굴이었다가, 피로감이 뚝뚝 묻어나는 직장인의 얼굴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삶을 지그시 바라볼 줄 아는 다 큰 딸의 얼굴도 있구나 싶었는데, 스포트라이트 앞에서는 당당한 배우의 얼굴로 바뀐다. 매 순간 삶의 즐거움을 찾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줄 아는 영민함. 행복한 배우 이청아의 모습이다.

글. 편집실 사진. 최승광




드라마 <단짠 오피스>와 예능 프로그램 <시골경찰4>가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올 4월 방송을 준비 중인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과 현재 방영 중인 관찰 예능 <아모르파티>, 그리고 소셜다이닝을 소재로 한 예능 <모두의 주방>까지 예능과 드라마 출연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배우 이청아'만 보다가 예능 방송 출연을 통해 '인간 이청아'를 자주 볼 수 있어 반갑다.
제가 말을 재치 있고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예능에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 두려움을 없애준 게 예능 <시골경찰>이었다. 정도 많고 규율이나 규칙을 지키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제 성향이 '시골'이라는 지역,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 장점으로 비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예능 출연을 결심할 때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지금 출연 중인 <아모르파티>는 삶의 선배이기도 한 부모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아들딸들이 부모를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보는 내용이다. <모두의 주방>은 '나홀로족'들이 타인과 함께 밥을 먹는 '소셜다이닝'을 방송으로 끌어들인 형식이다. 이 두 예능 방송 모두 접근 방식이 흥미롭고 무언가 배울 수 있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직장인 역할을 많이 맡아 직장인 팬층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직장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지 조금 알게 됐다. 촬영에 앞서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나 선배들을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에는 왜 그렇게 주말만 기다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작품을 통해 야근도 해보고 조직개편 상황에도 처해보니 왜 월요병을 앓고 금요일을 좋아하는지 십분 이해가 됐다.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을 탐구하면서 알게 되는 게 참 많다. 그게 배우라는 직업이 지닌 커다란 매력이 아닐까 한다.



alt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을 꼽자면?
늘 전작에 가장 많은 애착을 느낀다. 그래서 <단짠 오피스>의 도은수가 지금은 가장 많이 생각나고 그립다. 큰 즐거움을 준 역할을 꼽자면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고정민 역으로, 많은 분이 이 역할로 이청아라는 배우를 새롭게 봤다고 해주시더라.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를 꼽자면 사극과 액션물이다. 어릴 때 검도를 오래 해서인지 몸 쓰는 걸 좋아한다. 저는 늙어서도 연기자이고 싶다. 그러려면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맡은 역과 하나가 될 때까지 몰입하다 보면 그 캐릭터의 숨이나 박자가 찾아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렇게 흠뻑 빠져 있다가 다시 현실의 나로 되돌아오는 게 쉽지 않다. 역할에 따라 불행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게 연기자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래서 배역 때문에 지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과거,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대종상 신인상을 받고 '행복한 사람이고 싶다'는 소감을 남긴 것이 인상적이었다.
20대의 고민이라기에는 너무 진지하게 들렸을지 모르지만, 저는 어려서부터 늘 무엇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고민은 계속되고 있지만, 몇 가지는 찾은 것 같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일이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연기를 해냈을 때는 기분이 좋아져서 계속 그 부분을 모니터링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한다. 저는 연기자로서든 한 사람으로서든 누군가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줄 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시골경찰>에 출연할 때도 참 행복했다.



alt

alt


최근 가장 행복했던 일은 무엇이었나?
얼마 전 여행프로에 게스트로 참여해 타이완을 다녀왔다. 주변에서 '타이완 전문가'라고 할 만큼 타이완으로 여행을 여러 번 다녀왔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제가 좋아하는 타이페이의 음식과 장소들을 소개하면서 참 행복했다. 함께 간 에디터와 우리 스텝들, 그리고 제작진 모두가 타이페이를 사랑하게 됐다고 하더라. 그때 정말 뿌듯했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으로 행복이 전파될 때는 더더욱 행복하다.


자신만의 '소확행' 방법을 꼽자면?
20일상에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목욕이다. 힘들 때 몸과 마음을 가장 빨리 회복시켜 주는 것 같다. 몸이 힘들 땐 마음까지 약해지기 쉬운데 그럴 때면 몸을 많이 움직여서 에너지를 끌어올리려 노력한다. 예전에 갑상선이 좋지 않아 운동이 꼭 필요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내 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운동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당시 신체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운동했기에 지금도 잘 버티면서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소확행은 책 읽기다. 요즘은 인문서나 철학서를 즐겨 읽는데 예전에는 소설, 에세이, 만화, 실용서 가리지 않고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은 거의 다 읽었다. 오래 전부터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해온 <랑게르한스섬의 오후>는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어릴 때부터 행복을 삶의 목표로 삼아온 만큼, 행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사랑'이나 '행복' 같은 감정은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로 개념화되어 그 안에 우리의 감정을 맞춰 넣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슬프고 괴로웠지만 한편으로 행복하기도 했다. 그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참 어려웠다. 어머니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되니까 고통에서 벗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 더 이상 당신 때문에 식구들을 괴롭히지 않아도 되니(늘 그 부분을 미안해하셨다) 마음 편해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 안도감과 슬픔, 괴로움, 죄책감, 행복, 평안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동시에 뒤섞여 들었다. 그때 행복이란 게 과연 뭘까 다시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행복이란 어느 한 가지 형태로 존재하거나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원하고 믿으면 그곳에 행복이 존재하는 것 같다.



alt


<에어포트 포커스> 독자들에게 행복의 메시지 부탁드린다.
자신을 잠깐이라도 즐겁게 만드는 것을 많이 찾아내시기를 바란다. 그런 순간들이 많아지다 보면 어느새 행복한 기분이 들기도 하니까. 사소한 행복들로 일상을 채워나가시면 좋겠다.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삶은 고되고 피곤하고 행복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을 채우고 그 사이에 찾아오는 가끔의 행복이 우리를 달래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하기에, 타인은 행복한데 나만 불행한 것 같은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저는 남들의 행복과 제 행복을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여러분도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타인의 행복한 순간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은 내가 원하고 믿고 정한 곳에서 우리를 기다린다고 생각해보셨으면 한다. 2019년 새해, 행복하시길 바란다.



alt




shared kakaostory shared facebook shared twitter
별점주기
  • score 1 Star
  • score 2 Star
  • score 3 Star
  • score 4 Star
  • score 5 Star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