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풀이 항공정보

비행기에서 태어난
아기의 국적은 어떻게 정할까?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의 국적을 받거나 태어난 나라의 국적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아기가 태어났는데 태어난 곳이 프랑스 상공이었다면 프랑스 국적을 갖게 될까? 만약 태평양 상공이었다면 국적은 또 어떻게 정해질까? 참으로 알쏭달쏭한 문제다.
비행기는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태어난 순간의 국경에 따라 아기의 국적을 부여한다면 꽤 큰 혼선이 빚어질 것이다. 그런데 나라마다 국적을 부여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도 애매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한 사건을 통해 알아보자.



2010년 11월 17일 LA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에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일본 공해상에서 출산했다. 그렇다면 아기의 국적은?


우리나라는 태어난 장소와 관계없이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면 한국 국적을 받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비행기가 어디를 날고 있던 아기의 국적은 한국이 된다. 하지만 위 사건에서 산모는 미국인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달리 태어난 나라의 국적을 부여하는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어느 국적의 산모, 어느 국적의 비행기라도 미국이나 캐나다 상공에서 태어나면 미국 혹은 캐나다 국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고려 요소가 있다. 국제선 비행기는 보통 해당 국가의 영토로 간주한다는 사실이다. 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태어난 아기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태어난 것과 같다. 하지만 사건 속 산모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출산했다 하더라도 아기는 한국 국적을 받을 수 없다. 단, 아빠가 한국인이라면 한국 국적이 된다.

그렇다면 산모가 미국인이더라도 일본 공해상을 날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출산했으니 아기는 미국 국적을 받지 못할까? 아니다. 미국은 속지주의를 우선하되 속인주의를 금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미국인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미국 국적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이 속인주의를 채택하는 국가여서, 일본 공해상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아빠가 일본인이 아니라면 아기는 일본 국적을 받을 수 없다.
이와는 별개로 비행기에서 아기를 출산하는 경우는 거의 해외토픽감이 될 만큼 드문 일이다. 기내 출산은 아기나 산모 모두가 위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는데 장거리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의 경우 임신 32~36주의 산모는 의사소견서와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서약서를 써야만 탑승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항공사가 37주 이상 산모의 탑승을 제한하고 있다.





조훈

항공전문 칼럼니스트.

2007년부터 9년간 <월간항공> 기자로 활동했으며, 한국과학기술전문학교 초빙교수, 공군 F-51 머스탱 복원사업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함께 펴낸 책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비행기 세계사 100》이 있으며, 현재 항공컨설팅법인 <White Swan> 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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